지난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주(州) 북서부와 몬태나주 남부, 아이다호주 동부에 걸쳐 있는 세계 최초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최근 사슴만성소모성질병에 걸린 사슴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광록병?
만성소모성질병(CWD, Chronic wasting disease)에 걸리면 '좀비 사슴'이 된다고 합니다. CWD는 사슴이나 엘크 등 사슴류에 감염돼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며, 뇌가 파괴되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는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는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침을 흘리거나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게 주요 병세인데요. CWD에 걸리지 않은 일반사슴에 비해 인간을 덜 무서워하게 되고 표정이 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CWD는 한국에서 '광록병'으로 불렸으나, 혐오성 명칭이라는 지적에 따라 사용이 자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내 농림축산검역본부도 광우병과 달리 CWD가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재 CWD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으므로 걸리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는 2019년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CWD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할 경우 변형된 단백질 '프리온(prions)'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년의 잠복기가 있을 것"이라며 "10년 이내에 CWD에 전염된 인간의 사례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 상황으로 앞으로 대비해야할 것 같습니다.
프리온에 감염되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달리 몇 년간 자연에서 파괴되지 않고 타액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광록병이라 불리는 국내 CWD 발병 사례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1년 처음 발병했으며, 2010년 19마리를 끝으로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2016년에 다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2년에도 의령 진주 등의 지역 농장에서 CWD가 발견돼 전량 살처분하는 등 2018년부터는 매년 CWD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